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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01, 제1장, 노인의 전쟁 Old Man's War (John Scalzi)

최종 수정일: 2021년 9월 11일


사이언스픽션 작가 John Scalzi의 수많은 작품은 이미 전설이 되어있다. 아마도, 아마존 닷컴과 같은 도서 판매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매우 많은 서명이 노출될 것이다. 본 노트를 작성하는 필자의 느낌으로, John의 작품의 특징은, 인류가 이미 성간 여행(interstellar traveling)하는 종족 (소위, star-faring 종족)단계를 넘어서, 우리 밀키웨이 갤럭시 (은하수 갤럭시, Milkyway Galaxy)의 수많은 행성을 식민지화해서 각 행성에 제국을 건설한 상황에서 전개하는 이야기이다. 막연한 우주여행을 시작하는 단계, 혹은 신비에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서의 사색적인 우주 (speculative universe)가 아니고, 아주 실존하는 현실로서의 우주제국인것이다.


John Scalzi가 2005년 발간한 이 소설 "노인의 전쟁"도 그러한 배경에서 전개된다. 우주 어디선가 인류의 식민지가 엄청나게 개발되어 있다. 그 많은 식민지행성의 연합체로서 Colonial Union 이라는 것도 있고, 식민지행성방위군 (CDF, Colonial Defense Forces)이라는 군대도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이 소설은 75세 노인을 1인칭적으로 하는 이야기체로 전개된다. 자기 이름은 아직 나오지 않는다. 75세 생일에 이 주인공은 오래전에 죽은 와이프 Kathy의 무덤에 가고, 식민지행성방위군 CDF에 입대자원하는 드라마틱한 일을 한다. I did two things on my seventy-fifth birthday. I visited my wife's grave, then I joined the army.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는 사람이면, 이 첫문장에 '드라마틱 하구나'하는데엔 공감할 것이다. 작가도 그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이러한 문장을 사용했을 것이다. 작가 John은 많은 소소한 이야기를 정말 정교하고 세밀하게 서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커다란 소설의 흐름이 있지만, 그 안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정말 자세히 한다.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고,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눈으로 그 정경을 보고 주인공 앞에 있는 느낌을 주는 정도이다.


[독서노트 표시색 : 검은색글자=독서노트 작성자의 의견이나 설명, 파랑색글자=원서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그 내용을 독서노트 작성자의 해석이나 인용없이 해석 혹은 요약한 내용, 빨강색= 특별히 설명하는 문장이나 단어, 배경사항; 원서의 영어표현은 노랑배경으로 작성]


죽은 와이프의 무덤은 자기가 일가를 일군 (raised our family) 곳에서 길 따라 가면 1마일도 되지 않는 (not more than a mile down the road from where I lived and where we raised our family) 해리스 크릭 공동묘지(Harris Creek Cemetry)에 있다.


주인공이 Kathy를 무덤에 매장하는 일은, 원래 그러한 일(사망한 식구를 무덤에 안장하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Getting her into the cemetry was more difficult than perhaps it should have been. 그 이유는, 주인공이나 사망한 Kathy나 본인들이 지구에서 사망하여 매장될 것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neither of us expected needing the burial,)이었기 때문에, 매장 묘지를 예약해 두지 않았던 것이다(so neither of us made the arrangements)이었다. 예약 없이 죽은 마누라 묘지를 달라고 묘지관리인에게 아쉬운 이야기하는 것도 참 우울한 것(it is somewhat mortifying, to use a rather apt word, to have to argue with a cemetry manager about your wife not having made a reservation to be buried)이지만 결국 해결을 하지 못하고, 결국 아들 Charlie (현직 시장)이 몇 사람에게 어거지로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 묘지를 얻어낸다(Eventually my son, Charlie, who happens to be mayor, cracked a few heads and got the plot).


Kathy 묘지의 간단하고 특이할 만한 것이 없는(simple and unremarkable) 묘지석(headstone) 옆에 Sandra Cain이라는 이름의 묘지석이 있었는데 제법 컸다. 연마가 잘된 검은 화강암(polished black granite)으로 만들어져 고교 사진과 Keats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그럴듯한 인용구가 샌드블래스트로 앞쪽에 암각되어 있었는데 (Sandra Cain whose rather oversized headstone.. with Sandy's high school photo and some maudlin quote from Keats about the death of youth and beauty sandblasted into the front), Kathy의 묘지석에는 간단하게 BELOVED WIFE AND MOTHER라고 만 파여있었다.


Sandy (Sandra Cain의 애칭)의 묘가 옆에 있고 그녀의 묘지석이 크고 드라마틱한 것이라는 것을 Kathy가 알았다면 좋아했을 것이 분명한데(it would have amused Kathy to know Sandra was parked next to her with her big dramatic headstone), Kathy와 Sandy는 사는 내내 '선의의 경쟁'을 했는데, 공격적이거나 때로 방어적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Sandy였었다 (Sandy nurtured an entertainingly passive-aggressive competition with her). Kathy와 Sandy는 서로 사이 좋은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John Scalzi는 이렇게 등장인물 등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상함"이 있는 문장을 사용하고 있어서 읽기에 편하고, 그럼으로써 소설의 내용이 더 풍부한 맛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Sandy는 사망한 다음에 불행한 것으로 서술된다. 아무도 묘지에 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don't recall anyone visting Sandy), 그녀가 죽은 뒤 3개월 후에 그의 남편이던 Steve Cain은 집을 팔고, '두개골에 "주간 도로" 10번 도로 (Interstate 10)를 가져다 붙인 만큼이나 넓게 웃으면서' (with a smile as wide as Interstate 10 plastered on his skull) 아리조나로 이사가 버린 것이다. 나중에 15년 전에 포르노 스타였던 여자와 거기에서 (down there) 살고 있는(shaking up with) 사진도 보내온 것이다. 주인공은 그것을 알고, 일주일 내내 불결한 느낌(felt unclean for a week)을 가진다.


소설은 Sandy의 아들, 손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한 다음에, 자기 와이프가 몇살에 어떻게 사망했는지, 그떄의 기분이 어땠는지 상세히 서술한다. 독자로서, 주인공에게 인생독백과 주변인물들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받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명색이 사이언스픽션이라고 해서 이 도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무슨 멜로드라마인가? 하는 가십거리가 계속이어지는 것에서 자칫 읽기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 잠시 놓아 두었다가 몇일 지나서 다시 읽기 시작하는 한이 있더라도 읽기를 계속하기를 바란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흥미진진한 것을 보장한다.


주인공은 와이프의 무덤에 오는 것을 싫어한다(hate visiting here). 42살에 사망했다는 사실도 싫고, 어느 토요일 아침 와플반죽을 하면서 전날밤 도서관 운영회의에서 있었던 소동에 대해 주인공에게 말하다가(one minute one Saturday morning she was in the kitchen, mixing a bowl of waffle batter and taling to me about the dustup at the library board meeting the night before) 갑자기 바닥에 누워 뇌졸중이 그녀의 뇌를 찢어 놓아 부르르 떨던 것도 싫었고(the next minute she was on the floor, twitching as the stroke tore through her brain), 그 와중에 그녀의 마지막 말 "젠장, 내가 바닐라를 어디에 뒀더라" (where the hell did I put the vanilla)하던 것도 싫었다. 죽은 마누라와 함께 하기 위해 공동묘지에 오는 그 늙은이들중 하나가 된 것(become one of those old men who visits a cemetry to be with his dead wife)도 싫었던 것이다. John Scalzi의 입담 좋은 문장이 감칠맛이다.


젊었을 때, 죽어서 썩어가는 고깃덩이와 쌓인 뼈가 더 이상 사람이 아닌데 매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하며 Kathy에게 질문하기도 하였다(used to ask Kathy what the point would be. A pile of rotting meat and bones that used to be a person isn't a person anymore). 이제 그 사람은 천국인지 지옥인지 아니면 어디던 가버렸다고 탄식한다. 이들 부부는 원래부터, 무덤에 묻히는 것을 계획에 넣지 않았다. 나중에 나오지만, 나이들고 더 이상 이 지구에서 살기 싫어지면 CDF (식민지행성방위군)에 입대하면 CDF측이 몸을 다시 젊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주인공이 그렇게 건조하고 매몰찬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묘지에 오면 그녀가 이미 죽었다든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장소이기때문에 온전히 그녀만을 그리워하는게 훨씬 쉽다고 한다. 그녀가 살아있던 다른 모든 장소에서 그리워하는 것보다는 ...(It's easier to miss her at a cemetry, where she's never been anything but dead, than to miss her in all the places where she was alive) 아마도, 살아있던 장소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추억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그리운 마음이 더 커져서 괴롭기 때문일 것이다.


Kathy가 죽은지 8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단검처럼 아픈 기억은 싱싱하였고 꼭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75세 생일에 방문한 와이프의 무덤에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것도 알지만 주인공은 홱 돌아서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행성식민지방위군 (CDF)의 지원사무소가 있는 Greenville로 운전한다. CDF지원사무소는 바깥에는 눈에 띄지 않는 그저 그런 건물이었고, 내부는 사무원 1명, 테이블 1개, 그리고 그 앞의 입대지원자용 대기 의자 2개만 있는 참 허름하게 곳이었으며, 내부의 의자며 책상위에 이리 저리 나뒹글고 있는 Time, Newsweek도 주인공과 그 부인이 10년에 방문했을 때와 똑 같은 것을 발견한다.


징집사무를 보는 사람만 바뀌어 있었다. 이전에 왔을 때의 사람이 그렇게 머리카락이 많았는지, 혹은 젖가슴이 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The human appeared to be new. At least I don't remember the previous recruiter having that much hair. Or breasts. 징집사무자가 여자 였는지 어떤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되는 것을, 위와 같이 '머리카락이 많았던지, 젖가슴이 있었던지 기억이 안난다' 하는 이 작가의 표현력에 주목하자.


그 징집사무자는 주인공이 들어가도 전혀 올려다보려고도 하지도 않고(..didn't bother to look up as I came in), 오피스의 문열림에 대한 반사반응처럼(by way of a more or less Pavlovian response) "곧 합시다~"("Be right with you")라고 이야기 한다. 바빠서 그런 것 같지만, 이 사무원은 원래 그렇게 유머감각이 매우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주인공이 "천천히 하세여~. 사무실이 북적북적 하군여 ~ Take you time. I know the place is packed"라고 다소 비꼬듯 유머(참 단촐한 내부에 대하여 유머를 섞어 반대로 이야기 하는 것임)를 던져 유머를 시도해도 그 말 자체를 알아들은 것 같지도 고마워하지도 않고 흘러버린 것(this attempt at marginally sarcastic humor went ignored and unappreciated)이다.


아뿔사, 그런데 그 징집사무원 눈치가 보통이 아니다. 마침내 앞에 있는 주인공을 제법 두꺼운 안경 사이로 눈을 가늘게 뜨고 올려다보며 "그렇다면 당신은 John Perry군!" 하는 것이 아닌가 (This finally got her to look at me, squinting out through a rather severe pair of glasses. "You are John Perry", she said). 그게 나요, 어찌 알았오? (That's me. How did ou guess ?) 여기에 대하여, 사무용 컴퓨터를 돌아보며 답변하는데, 논리 정연하다.


"입대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most people who want to enlist)은 정식으로 명단에 오를 수 있는 날이 30여일이 남아 있음에도(even though they have thirty days afterward to formally enlist) 대부분 자기 생일날에 입대 신청하러 온다우(come in on their birthday). 오늘 생일인 사람은 3명밖에 없는데, Mary Valory는 입대하지 않겠다고 이미 전화했고, 그렇다고 당신이 Cynthia Smith같이 생기지는 않았고(you don't look like you'd be Cynthia Smith).." 여기에 주인공이 유머스럽게 답변한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려(I'm grateful to hear that)" (여성일 것이 분명한 '신시아 스미스'같이 생기지 않았다는데 감사한다는 말이니, 여자로 봐주지 않아서 고맙다는 것이고, 이것이 유머다).


여기서 독자들은 당연히 궁금해 해야 한다. 모두 75세가 되면 입대를 한다? 왜그렇지?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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